한 끼 나눔 후원자 중에서, 타인종으로는 첫 번째로, 프랭크라는 형제님이 900불을 보내 주셨습니다. 놀랍게도 온라인으로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홈페이지는, 대부분이 한글로 꾸며져 있고, online donation 처럼, 극히 일부분만이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용케도, 한 끼 나눔 항목을 정확히 찾아서 기부해 주신 것입니다. 이 형제님은 얼마 전 견진성사가 있던 날, 주교님께 저녁을 대접하던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분입니다.
저는 그날 저녁 밥상에서 알렉스 주교님께, 성 마태오 한 끼 나눔 운동에 대해서,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거기에는 우리 성당 다이앤 선생님도 같이 있었는데, 선생님의 6살짜리 딸 아이, 줄리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줄리아, 6살짜리 그 아이는, 엄마로부터 한 끼 나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 안 청소나 설거지 등을 도와서 용돈을 마련했고, 비록 작긴 하지만, 자기가 가진 전부를, 매달 성당에 도네이션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주교님은 줄리아를 미래의 마더 데레사라고 칭찬하셨고, 여러 사람이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프랭크 형제님은 그날 처음으로, 처음 한 끼 나눔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마침내 이처럼이나 큰 돈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나 반가운 마음으로 통화를 하면서, 프랭크 형제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형제님의 대답이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그 돈은 결코 자기가 낸 것이 아니라, 그 어린 꼬마, 바로 6살짜리 줄리아가 낸 것이라고 말입니다.
한 끼 나눔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5개월째로 접어 듭니다. 저희 배달조, 제니 자매님, 요한 형제님, 그리고 저는 평균 연령 70세이지만, 현재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17회 배달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세 명의 봉사시간을 모두 합친다면, 275시간이 넘습니다. 저희에게는 이 모든 시간이 즐거움이고 행복이었습니다. 세 명 모두 목요일은 기다려지는 날이고 즐거운 날입니다.
우리 뽀르찌웅꿀라 구역은 사람들 편견과는 달리 여느 사회와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하는 정겨운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나 저희 차를 향해 음식을 던지고, 이유 없이 욕하고, 소리 지르고 별안간 저희 차에 달려들어, 제멋대로, 억지로 차 문을 열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코로나의 감염 위험이 여전히 있으므로, 늘 조심은 하고 있지만, 완전하게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단은 없습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무슨 일인지 잔뜩 화가 난 여성이, 막무가내로 작대기를 들고, 저희 차를 몇 번이나 세차게 내려쳤습니다. 그 때도 음식을 나눠 주기 위해 창문을 열어 두고 있었는 데, 자칫하면, 요한 형제님의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을 뻔했습니다. 불과 1-2인치의 차이로, 간신히 봉변을 면하긴 했지만, 참으로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이가 없어 미친 사람이라고 욕을 했지만, 두 분은 침착하셨습니다. 불과 얼마전에 세차한 제니 자매님의 차에는 작은 스크레치가 생겼고, 또, 앞으로도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두 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했습니다. 여전히 즐거워 보였고, 그 사람을 탓하기 보다는, 혹여 자신의 잘못이 없는 지를 돌이켜 봤습니다. 그렇습니다. 두 분도, 그리고 우리 모두도, 앞으로 놓여진,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고, 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발전 시켜 나갈 것입니다.
오늘 이 뜻깊은 대축일에, 우리가 한 마음으로 기념하는 성체성사의 정신은, 사랑이고, 나눔이며, 희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목숨을 제물로 바치셨고,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를 위한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미사 성제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에 매번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영성체를 통해 우리 또한 사랑과 나눔, 그리고 희생을 실천 할 수 있는 힘을 매번 얻게 됩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과의 일치를 증대시키고, 그 분과의 사랑을 깊게 만들어 주고, 예수님을 닮을 수 있는 힘을, 새롭게, 그리고 강하게 심어 줍니다.
오늘 첫 영체를 하는 여기 우리 어린이들, 천사보다도 더 예쁜 이 어린이들이, 장차 자기밖에 모르고, 부모도 가족도 이웃도 모르는, 추하디 추한 욕심쟁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는, 아마 여기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나누고 서로 돕고 예수님을 닮은 주님의 제자로, 하느님의 자녀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일 것입니다.
사실,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합당한 공경을 드리는 일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성체조배도, 성체강복에 참석하는 것은, 여타의 그 어떤 세속적인 행위보다도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신심보다 실천이 더 중요합니다. 공부보다도 실천이 더 중요합니다. 생각보다도 실천이 더 중요합니다. 계획보다도 실천이 더 중요합니다. 약속보다도 실천이 더 중요합니다. 기도보다도 사랑이 더 중요합니다. 말보다도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마음보다도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실천이 없으면 믿음도 죽은 것이요, 신심도 죽은 것이요, 지식도 죽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이 넘는 군중을 먹이신 적이 있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왕으로 삼으려고 했을 때는, 도리어 물러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으셨지만, 결국에는 단 하나를 선택하셨습니다. 자신의 전부를 나눠 주시기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를 아셨던 것입니다. 바로 자신의 생명을, 그것도 하느님의 생명을 우리를 위해 나눠 주시는 것 이상으로, 그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는 것을 아셨고, 그렇게 깨달은 것을 실천으로 옮기셨습니다.
오늘은 그러한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그 생명을 똑같이 나누어 먹고 마시는 날입니다. 그렇게 오늘 또한, 더없이 모두가, 똑같이 기뻐하는 잔칫날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에게 사랑과 기쁨, 나눔과 희생의 영을 내려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 모두, 비록 우리의 생명까지는 아닐 지라도,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의 일부나마,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또 하나의 복된 날이 될 수 있도록, 정성껏 이 미사 중에 하느님의 은총을 빕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