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마태 14, 16)
성 마태오 한 끼 나눔 운동은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 노숙하는 형제자매를 보살피는 사랑의 실천 운동으로 전개되었으며, 곧 다가오는 주님 봉헌 축일(2월 2일)이면 출범 1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지금까지 성심을 다해 동참해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돌이켜 보면 한 끼 나눔은, 물에 빠진 사람부터 건져야겠다는 심정으로, 미처 사전 준비의 겨를도 없이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1월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연말연시 모임 등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치솟았던 확진자 수는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었고, 의료진을 제외하고는 백신 접종을 받기가 어려웠던 때였습니다. 다운타운의 잠잘 곳이 없는 시민을 돕던 자선단체의 활동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마스크 한 장도 구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의 안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위태로웠습니다.
당장 급한 대로 120명분의 점심과 양말 그리고 마스크 정도만 챙겨서 나갔던 것이 최초의 활동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지금까지 모두 75차례의 이동 배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만여 명에 이르는 형제자매에게 더 나은 한 끼 식사와 더 많은 물품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미국 전역에서의 300명이 넘는 후원자의 지속적인 기도와 지원 그리고 50여 명의 성 마태오 성당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매주 다운타운을 다녀오면서 저에게 생겼던 가장 큰 변화는 극한 상황을 견뎌 내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지극히 커졌다는 점입니다. ‘나라면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까?” 추위와 헐벗음과 굶주림, 악취와 질병, 폭행과 성폭력, 술과 마약에 대한 유혹, 벌레 보듯 하는 차가운 눈초리, 아픈 기억들, 나날이 무너져 내리는 절망감, 죽음에 대한 공포, 몸서리 처지는 외로움! 그 모든 것을 오늘도 묵묵히 견뎌 내는 형제자매들이 더없이 불쌍하고, 미안하고, 고맙고, 존경스럽습니다. 우리 눈에는 꿋꿋이 이겨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죽어 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빵의 기적을 떠올려 봅시다. “군중을 돌려 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눈 앞에 있는 수천 명의 군중이 혹시라도 끼니를 굶을까 봐 걱정스러웠던 제자들이 예수님께 청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그 말씀에 따라 누군가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놓기 시작하였고, 이어 주님께서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을 통해 나누어 주시게 하시니, 모두가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고 합니다. 우리 각자가 정성으로 내어 주고는 있을지라도, 이 도시에만 끼니를 거르는 이들이 수천에 달하고 있으니,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믿습니다. 주님의 손을 거치게 되면, 모두에게 다 넉넉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희망이 있습니다.
“너희가…주어라.” 먹을 것을 주어야 할 사람은 하느님이 아니라 바로 우리입니다. 나눕시다, 주님 안에서! 그 분 안에서 모두가 한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나눕시다, 주님과 함께! 가장 연민하시는 분이 그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나눕시다, 주님을 통하여! 가장 가난한 분이 바로 그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지속적인 기도와 후원을 부탁 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빕니다.
2022년 1월 12일
김지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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